네이버 뉴스스탠드 시행 이후 6개월, 주요 언론사 사이트의 트래픽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메이저 언론사들과 마이너 언론사들의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. 전체적으로 트래픽이 30% 가량 줄어들었지만 메이저 언론사들은 충격이 크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메이저 언론사들에 트래픽이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. 50개 언론사 가운데 상위 10개 언론사(중앙일보 제외) 페이지뷰가 차지하는 비중이 3월 66.6%에서 8월에는 69.9%로 늘어났다. 
 
24일 미디어오늘이 온라인 트래픽 분석 업체 닐슨코리안클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, 트래픽 상위 50개 언론사 가운데 뉴스스탠드 기본형(52개)에 포함되는 언론사 32개의 월간 방문자수와 페이지뷰가 각각 47.2%와 29.4%씩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. 페이지뷰보다 방문자 수가 더 많이 빠진 건 뉴스캐스트 시절 네이버에서 유입되는 방문자들이 만드는 1회 방문당 페이지뷰가 직접 방문자들 보다 크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. 
 
 


 
▲ 트래픽 상위 50개 언론사 트래픽 합계 추이. 뉴스스탠드 시행한 4월부터 트랙픽 감소가 눈에 띈다. 7, 8월 트래픽이 늘어난 이유는 중앙일보(joins.com) 트랙픽이 새로 추가됐기 때문이다. 3월 대비 8월 트래픽 감소율은 25.9% 수준이다.
 
네이버는 지난 1월부터 3개월 동안 시범기간을 거친 뒤 4월 뉴스캐스트를 폐지하고, 뉴스스탠드를 도입했다. 네이버 첫 화면에서 뉴스가 사라지면서 주요 언론사들의 네이버 유입 비율이 크게 줄었다. 트래픽 상위 5개 언론사 페이지뷰를 분석한 결과 3월에는 28.8%의 트래픽이 네이버 첫 화면에서 유입됐는데 8월에는 첫 화면 유입 비율은 0%, 뉴스스탠드 유입 비율도 2.7% 밖에 안 됐다. 검색엔진 유입은 4.8%에서 7.9%로 상대적으로 늘어났다. 
 
눈길을 끄는 대목은 조선일보와 한겨레 등 상대적으로 논조와 성향이 분명한 종합일간지들의 트래픽 감소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. 3월과 8월 트래픽을 비교해보면 조선일보는 3.7% 줄어드는 데 그쳤고 한겨레도 17.2%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. 스포츠서울(1.2%)처럼 오히려 트래픽이 늘어난 언론사도 있다. 스포츠지들의 선전은 제목 낚시가 줄어든 대신 연예인 화보 등 썸네일 낚시가 늘어난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. 

 


 
▲ 상위 50개 언론사의 3월 대비 8월 트래픽 증감율. 뉴스스탠드 회원사가 아닌 언론사들의 트래픽 증가가 눈에 띈다. 조중동 등 주요 언론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고 인터넷 언론사들의 트래픽 감소가 크다.
 
반면 80% 이상 트래픽이 줄어든 언론사도 있었다. 뉴데일리는 83.4%나 급감했고 디지털타임스(76.4%)와 데일리안(75.9%), 국민일보(75.6%), 헤럴드경제(75.0%) 등이 그뒤를 이었다. 특히 인터넷신문의 타격이 컸다. 미디어오늘과 프레시안, 블로터닷넷 등은 뉴스캐스트 시절 상당한 트래픽을 확보했지만 뉴스스탠드 도입 이후 상위 50위권 안에도 들지 못한다. 종합일간지 가운데서도 한국일보와 서울신문은 각각 67.9%와 64.9%씩 페이지뷰가 줄었다. 
 
지상파 방송사들도 상대적으로 충격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. KBS는 페이지뷰가 오히려 5.2% 늘어났고 MBC와 SBS는 각각 21.8%와 30.5%씩 줄어들었는데 전체 언론사 평균에 비교하면 선방한 편이다. 
 
전체적으로 고정 방문자 비율이 높은 언론사들이 선방한 가운데 ‘낚시질’을 자제하는 언론사들이 페이지뷰 손실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. 일부 언론사들은 뉴스스탠드 개편 이후 이른바 인기 검색어 장사로 페이지뷰 손실을 만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. 
 



 
▲ 8월 기준 페이지뷰 순위. 뉴스스탠드 회원사가 아닌 언론사들이 대거 상위에 포진해 있다.
 
뉴스스탠드 회원사가 아닌 언론사들이 치고 올라온 것도 눈길을 끈다. 아주경제는 3월 대비 8월 페이지뷰가 76.5%나 늘어났고 이투데이도 53.6%나 늘어났다. 네이버 첫 화면에서 뉴스가 사라지면서 상당수 누리꾼들이 다음과 네이트 등으로 옮겨갔고 직접 방문과 검색 유입 비율이 늘어나는 등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보인다. 연합뉴스와 뉴스1 등 통신사들도 각각 48.3%와 38.7%씩 늘어났다. 반면 뉴스스탠드 회원사인 뉴시스는 33.7%나 줄어들었다. 
 
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인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기자는 “뉴스스탠드가 온라인 언론시장의 양극화를 초래하고 있다”면서 “뉴스캐스트가 다소 거품이긴 했지만, 다양한 매체가 살 수 있도록 근간을 마련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인터넷 생태계가 와해됐다고 봐도 된다”고 말했다. 최 기자는 “독자들이 기사가 아닌 매체를 먼저 선택하고 들어가야 하는 구조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조중동 등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”고 덧붙였다. 
 
윤영찬 네이버 미디어센터 이사는 “어떤 식으로든 뉴스스탠드를 개선할 생각이지만 아직은 말씀드릴 게 없다”고 말했다. 다만 그는 개선 방향이 뉴스캐스트 복귀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. 윤 이사는 “뉴스캐스트의 부작용에 대한 해결책이 없는 상태에서는 돌아갈 수는 없다”면서 “뉴스캐스트 부작용과 뉴스스탠드의 편의성 부족을 모두 해결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”고 덧붙였다.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서비스실장은 “10월 중에는 매듭을 지을 계획”이라고 말했다. 

 


 

▲ 트래픽 상위 5개 언론사의 네이버 유입 의존도 분석. 뉴스스탠드 후 네이버 첫 화면을 통한 트래픽이 모두 사라졌고 검색 유입이 크게 늘었다. 뉴스스탠드 의존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.